You are here

저는 쿠죠 리우라고 해요, 보시다시피 메이드랍니다

jyanshi: 

[쿠죠 리우] 저는 쿠죠 리우라고 해요, 보시다시피 메이드랍니다. [쿠죠 리우] 나이는 올해 19살이에요. [쿠죠 리우] 취미요?…… 이것도 말해야 하나요? 정말 어색하네요…… [쿠죠 리우] 제 말은, PLAYER…… 이 부분은 건너뛰어도 될까요? [-] 쿠죠 리우는 경직된 얼굴을 문지르며 카메라 렌즈 너머 손에 액션 카메라를 든 나를 다소 짜증스럽게 바라보았다. [-] 좋아, 열 번째 녹화도 또 망쳤어. [-] 서두를 필요 없지. 촬영은 마작이 아니니까, 점수 제한도 없으니 다시 시작하는 게 뭐가 어렵다고…… 나는 스스로를 위로하며, 액션 카메라를 내려놓고 너덜너덜해진 인터뷰 각본을 가리켰다. [player] 안 될 것 같아. 리우, 자기소개는 이 인터뷰에서 꼭 필요한 핵심 내용이야. 그날 테라사키 치호리가 이 부분은 꼭 준비해야 한다고 표시해뒀어. 안 하면 통과할 수 없을 거야. [쿠죠 리우] 하…… 정말…… 제가 정신이 나갔었나 봐요…… 왜 한다고 했을까요…… [-] 왜냐고? 이야기는 사흘 전으로 돌아가야 한다. [쿠죠 리우] ……인터뷰요? [테라사키 치호리] 응. [쿠죠 리우] 뭔가 잘못된 게 아닐까요? 저는 유명인도 아니고 메이드일 뿐인걸요. [테라사키 치호리] 이번에 내가 하려는 게 바로 현대 시대 전문 메이드에 관한 특집 보도야. 전부터 네가 훌륭한 메이드라는 걸 PLAYER 통해서 자주 들었어. [-] 테라사키 치호리가 말을 하며 옆에 앉은 내게 시선을 돌렸고,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. [쿠죠 리우] 리우는 확실히 내가 본 사람 중에 제일 뛰어난 메이드야. [테라사키 치호리] 그래서 이번에 네게 인터뷰를 요청하려고 찾아왔어. [쿠죠 리우] 요청은 감사합니다만, 저와 아가씨의 생활에 방해가 될 것 같아요…… 다른 분을 구하시는 게 좋을 것 같네요. [테라사키 치호리] 물론 공짜로 인터뷰를 요청하는 건 아니야. 자, 이게 보상이야. [-] 테라사키 치호리는 거절당할 것을 미리 예상한 듯, 침착한 모습으로 쿠죠 리우에게 인형 사진 한 장을 내밀었다. [쿠죠 리우] !!!……이건! [테라사키 치호리] 네게 곰인형을 수집하는 취미가 있다고 들었어. 더 이상 구할 수 없는 인형이지만, 마침 내가 선물 받았거든. 인터뷰에 응한다면 이 인형을 줄게. [쿠죠 리우] …… [-] 쿠죠 리우는 크게 동요하는 표정을 지었다. [쿠죠 리우] ……인터뷰라면, 무엇을 해야 하나요? [테라사키 치호리] 후후, 어렵지 않아. 나는 메이드의 실제 생활이 어떤지 알고 싶어. 그래서 기자가 너를 하루 동안 따라다니며 촬영하도록 하고 싶어. [테라사키 치호리] 걱정 마, 실제 장소를 유추할 수 있을 만한 내용은 방송되지 않을 거야. 네 주소가 드러날 일도 없을 거고, 자료도 전부 네 동의를 받고 사용할 거야. [player] 오…… 이러면 꽤 안심인걸. [쿠죠 리우] 하지만 낯선 사람이 하루 종일 따라다니며 찍는다는 것 자체가 좀…… [player] 음…… 생각해보니 불편하긴 하네…… [테라사키 치호리] 이해했어. [테라사키 치호리] 그럼, 따라다니며 촬영할 기자가 쿠죠 씨와 미카미 씨가 원래 아는 사람이라면 그런 걱정은 없는 거지? [쿠죠 리우] 원래 아는……? [player] 그래! 아는 사람이 촬영하면 낯선 사람에게 찍히는 불편함이 없겠네…… 응? 다 왜 날 보는 거야. [player] 잠깐만, 너희 혹시 내가 생각하는 그런 뜻 아니지? [player] ……에에? [-] 그리하여 쿠죠 리우의 하루를 촬영을 하는 사람은 결국 내가 되었다. [-] 그에 따라, 테라사키 치호리는 자신의 기자가 촬영하는 게 아닌 만큼 촬영한 영상 품질을 기준으로 쿠죠 리우가 곰인형을 받을 수 있는지 판단하겠다고 했다. [쿠죠 리우] 하…… 쉬운 일인 줄 알았는데, 이런 정식 인터뷰 파트가 있을 줄은 몰랐네요. [player] 그러게… [-] 실패한 녹화들을 돌이켜보니, 첫 번째는 쿠죠 리우의 목소리가 너무 작아서 실패했고, 두 번째는 인터뷰 질문을 외우지 못해 손에 든 카드를 계속 보느라 실패했다. 세 번째는 너무 긴장해서 "제 이름은 침착해요"라고 말해버려서 실패했다…… 자기소개를 찍는 데에만 알게 모르게 이미 한 시간이나 지나버렸다. [player] 원래 처음 시작이 가장 어려운 법이야, 곰인형을 위해서 힘내, 리우! [쿠죠 리우] 맞아요…… 이렇게 기운 없는 모습은 저 답지 않아요. 크흠, 준비됐어요, 다시 시작해요! [player] 그래! [-] 나는 장비를 조정한 후, 다시 녹화를 시작했다. [쿠죠 리우] 저는 쿠죠 리우라고 해요, 보시다시피…… 아아아아 안 돼요! [쿠죠 리우] ……안 되겠어요, 카메라를 보는 순간 마치 무언가에 통제당하는 것처럼 머릿속 대사는 다 사라지고 완전히 하얗게 변해버려요…… [-] 새빨개진 쿠죠 리우의 얼굴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아 녹화를 계속 진행할 수 없었다. 인터뷰 각본 속 준비된 대사를 보고 있자니 머리가 아파 왔다.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?